군생활 경험담 - 수류탄 투척
훈련 내용은 제식훈련, 총검술, 태권도, 사격, 수류탄 투척, 화생방, 등등을 하게된다.
사격은 연습위주이고, 실제로는 몇십발 이내로 사격하게된다.
실사격은 위험하기때문이다.
사람이 많은 많큼 더 위험하다.
"고문관"이 많으면 더 위험하다.
특히 수류탄 투척은 훈련소에서 가장 위험한 훈련이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실수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한사람의 실수로 몇몇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류탄 투척은 연습용 모의 수류탄 던지기를 수차례 훈련한 후, 마지막에 한번, 진짜 수류탄을 던지게 된다.
(진짜가 진짜 인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아닐것이다. 그러나 위력은 엄청나다.)
수많은 훈련병들이 수류탄을 한발씩 던지게 되는데,
물론 위력이 약한 수류탄(?)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 몇명은 쉽게 죽는다.
(가장 강력한 보병 무기는 아마 크레모아 일것이다.
크레모아는 수류탄 몇개의 위력이다.
크레모아는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시범으로 폭발시키는것을 멀리서 보기만 한다.)
수류탄 투척은 TV에서 보는바와 같이, 물 웅덩이에 던지게 된다.
수류탄은 물 속에서도 폭발을 하며, 물속에서는 위력이 매우 줄어들게 된다.
문제는 던지기전에 너무 겁이나거나 떨려서, 오작동하는 훈련병이 생각보다 많다는것이다.
군대에서는 이런 사람들은 "고문관"이라고 부른다.
군이아닌, 사회에서는 정상적인 사람이지만, 군에 입대하는 순간 바보가 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군이라는 상황이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하는것이다.
어쨌든, 수류탄 투척시에 이런 "고문관"들은 요주의 대상이며, 옆에서 조교가 모든것을 통제/감시한다.
그래도 던지는 순간만큼은 통제가 어렵다.
던진다고 던졌는데, 엎드리고 보니, 손에 쥐고 있는 경우도 있고,
너무 경직되어, 던진다고 던진게, 코앞에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던지긴 했는데, 뒤로 던지는 경우도 있고,
참 가양각색이다.
일단 수류탄이 물 웅덩이가 아닌곳에 떨어진 경우, 비상 사태이다.
조교는 가능한한 수류탄을 재빨리 안전한 곳으로 던진다.
조교가 떨어진 수류탄을 주워서 다시 던지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코앞에 떨어지는 경우.
물웅덩이까지 5m 정도라면, 1m 에 떨어지는 경우.
던지는 사람은 물론, 참호 속에서 던진다.
참호는 수류탄이 터져도 안전하지만, 수류탄이 참호 바로 앞쪽 밑에서 터지면, 거기에 있는 자갈들이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튀게되어,
뒷쪽에 있는 사람들도 위험해진다.
참호 바로 아래 떨어진 수류탄은 조교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교는 훈련병을 최대한 참호에서 멀리 대피시킨다.
다행히 다치는 사람이 없을지라도, 이런 상황은 윗선으로 부터 중징계를 받게 된다.
또한 1-2m 근처에서 수류탄이 터지면, 고막손상 및 진동으로 장파열등이 발생할 수 도 있다.
나는 역시나, 재미있게 던지고 왔지만, "혹시나" 하던 "고문관" 동료가 "역시나" 사고를 쳤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그 "고문관" 동료덕에, 우리는 2시간동안 쉬지도 못하고 "앉아-일어서"를 반복했다.